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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항 뜬다리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근대문화유산, 군산의 ‘그’ 날을 이야기하다

위 치 : 전북 군산시 일원

전북 군산시는 금강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호남의 곡창지대이자 해상교통중심지다. 곡식이 많고 물길이 편해 살림살이가 넉넉했지만 반대로 외세의 침략도 많았다. 고려시대, 호남 조창인 진성창을 노린 왜구의 침략이 끊임없었던 것. 그들을 화포로 물리친 진포대첩비가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듯 금강 변에 우뚝 서 있다. 금강 변에는 군산의 외세침략을 기억하는 공간들이 즐비하다. 1900년대 군산을 점령한 일본인들을 기억하는 공간과 그에 맞서 우리의 정신을 이어온 사람들의 기록이 담긴 공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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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선은행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 군산세관 전경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먼저 살펴볼 것은 일본인들이 누린 부의 공간이다. 첫 번째 장소는 당시 군산으로 모여든 돈의 규모를 짐작케 하는 구)조선은행(국가지정등록문화재 제374호)이다. 2층 건물이지만 실제 높이는 4층 건물과 같은 이 건물은 지을 당시 군산 최대의 건물이었다고. 동판을 이어 붙여 일본무사의 투구처럼 뾰족하게 만든 지붕이 인상적이다.

당시 군산 거주 일본인의 돈은 군산의 쌀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산에서 생산하고 군산으로 모여든 수많은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언제든 배가 닿을 수 있도록 뜬다리를 만든 내항, 교역 물품을 관리하던 세관, 거대한 규모의 창고들, 화물운반을 손쉽게 하기 위해 항구까지 이어진 철로 등이 모두 쌀과 연관된 것. 구)군산세관 본관(도지정기념물 제87호) 전시실에서는 당시, 쌀의 거래량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부를 쌓은 일본인들은 군산에 그들만의 주거공간을 만들었다. 월명산이 바닷바람을 막아주어 아늑한 월명동, 신흥동, 금동, 금광동, 영화동, 장미동 일대가 그곳. 이곳에 히로쓰가옥(국가지정등록문화재 제183호)과 동국사(국가지정등록문화재 제64호)가 있다. 신흥동에 자리한 히로쓰가옥은 일본 무사의 고급주택을 그대로 본 따지은 목조주택으로 가옥의 보존상태가 우수하다. 부엌과 방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등 실내의 모든 목재는 백두산에서 가져다 지은 것이라고. 영화 타짜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 동국사 삼존불상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금광동에 자리한 월명산 동국사는 국내 유일의 일본사찰형식으로 지은 절집이다. 일본 조동종 승려 우치다가 1909년,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세운 후 1913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 일본 에도시대 건축양식으로 지은 사찰의 외관은 수수하다. 지붕이 높고 단청을 하지 않았으며 내부로 들어가는 문이 대웅전과 요사채를 연결한 복도 가운데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 모셔진 석가삼존불(도지정유형문화재 제213호)은 해방 후, 일본사람들이 모시던 부처를 모실 수 없다는 신도들을 위해 김제 금산사 대장전에 있던 불상을 옮겨 온 것이라 한다. 임진왜란 때 승병장을 지낸 벽암 각성스님이 만든 삼존불상은 일본의 번영을 빌던 사찰과 묘한 대조를 보인다. 2년 전 문화재청의 전국 사찰문화재 조사과정에서 삼존불상 안에 복장유물 333점이 들어있음이 확인된 이 불상들은 문화재지정 심의중이다.


  • 발산초등학교 뒤에 있는 발산리 5층 석탑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 발산초등학교 뒤에 자리한 시마타니금고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일본인들은 우리 문화재를 수집, 자신의 집을 꾸미는데 사용하곤 했다. 적산가옥 곳곳에서 우리 석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그런 까닭이다. 군산의 대표적인 문화재 수집상은 시마타니 농장주였던 시마타니 야소야이다. 시마타니 농장의 곡물건조장 터에 세워진 발산초등학교의 뒤편으로 가면 그가 문화재를 모아두었던 시마타니 금고(국가지정등록문화재 제182호)를 볼 수 있다. 육중한 철제금고문이 달린 것은 물론, 창문에도 창살이 달려 외부로부터 차단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헐려진 본채와 연결되었던 흔적도 건물 외벽에 남아있다. 해방 후 그가 수집한 수많은 보물급 문화재가 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한다. 옮길 수 없어 그대로 둔 수집품도 있다. 금고 옆에 자리한 발산리 5층 석탑(보물 제276호)과 발산리 석등(보물 제234호) 등, 어느 곳에서 옮겨졌는지 알 수 없는 석물들이 십여 점 자리하고 있다.


  • 채만식문학관 전경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 채만식의 친필원고를 만날 수 있는 채만식문학관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한국인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첫 번째 장소는 채만식문학관이다. 채만식이 1937년 10월부터 1938년 5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소설<탁류>는 일본강점기 군산사람들의 생활을 세세히 기록했던 작품. 그의 친필원고와 수많은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군산은 한강 이남에서 제일 먼저 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이자 호남 만세운동의 촉발지이다. 1919년 3월 5일에 1천여 명이 모인 첫 만세운동 이후 무려 27번이나 계속되었다. 한국인(6,581명)보다 일본인(6,809명)이 더 많이 살고 있던 군산의 당시 상황으로 볼 때 매번 주모자가 잡혀 들어가면서도 28번이나 만세운동을 했다는 것은 모든 군산사람이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정도며, 이 만세운동의 중심에 구암교회가 있었다. 구암교회 교인들과 교회가 설립한 영명학교(현 제일중고등학교)의 교사들이 만세운동의 주축이 된 것. 구암교회의 옛 건물에 자리한 3·1운동기념관에 당시 사용했던 태극기 목판 복제본을 비롯해 독립운동연표 등이 전시되어있다.


  • 3.1운동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암교회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 이영춘가옥 전경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군산의 근대문화유적을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개정동의 이영춘가옥(도지정유형문화재 제200호)이다. 일본강점기 국내 최대의 농장주였던 구마모토가 봄·가을에 머물 자신의 별장으로 지은 이 집은 조선총독의 관사와 견주어질 만큼 공들여 지었다한다. 사방으로 출입문이 나 있는 것과 일본식 아기자기한 정원을 만들지 않고 큰 나무들이 둘러싼 자연스런 정원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실내에는 자신의 부를 과시하듯 수집한 고종황제가 사용했던 의자와 침대가 놓여있었다고.

구마모토가 지은 집에 이영춘가옥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은 해방이후이다. 구마모토가 소작인들의 건강을 책임질 이영춘 박사를 초빙해오면서 약속한 농촌보건위생연구소를 지어주지 못해 집과 의료장비 일체를 이박사에게 준 것.

해방 이전, 이영춘 박사는 구마모토의 지원을 받아 마음껏 소작인들의 건강을 돌보았다. 소작인들을 무료 진료한 것은 물론, 춘궁기에 먹을 것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싸라기를 받아 초등학교에 급식을 하기도 한 것. 초등학교에 양호실을 만들어 양호교사를 둔 것도 그가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노력으로 개정의 한국인들은 일본 본토 사람들보다 건강상태가 좋았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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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나무와 어우러진 이영춘가옥의 벽난로 굴뚝
<사진촬영: 여행작가 한은희>

이영춘 박사는 해방 이후 자신의 자혜의원을 개정중앙병원으로 확장해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의료보험제도를 실시했다. 농민들이 보리수확 철과 쌀수확 철에 일정한 돈을 내고 일 년 내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한 것. 우리나라 국민의료보험이 시작되던 시기, 이 지역이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어 실시되었던 것도 그런 까닭이라고. 그의 노력이 담긴 개정병원과 교육시설들은 이제 찾아볼 수 없지만 몸과 마음을 모두 치료하고자 했던 이영춘박사의 정신만은 그가 남긴 유품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현재 이영춘가옥은 기념관으로 변신 중이다.

군산시는 문화유적을 걸으면서 돌아볼 수 있는 구불길을 만들었다. 현재 비단강길, 햇빛길, 큰들길, 구슬뫼길 등 4개의 코스가 완성되었다. 구불1길인 비단강길에서는 채만식문학관과 금강의 아름다움을, 구불 3길에서는 발산리유적지를, 구불4길에서는 이영춘가옥을 돌아볼 수 있다. 군산의 밤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구불길도 만들어지고 있다. 금강하굿둑에서 째보선창, 내항을 거처 월명공원 수시탑까지 이어지는 약 3시간 코스의 야간도보길이다.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군산시청 http://tour.gunsan.go.kr
채만식문학관 http://chae.gunsan.go.kr
동국사 http://www.dongguksa.or.kr
구불길 http://cafe.daum.net/gubulgil

- 문의전화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0-6110
채만식문학관 063)450-4467
동국사 063)462-5366

- 대중교통 정보 : 주요 도시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
[ 기차 ] 용산-군산, 하루 16회 운행, 약 3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 버스 ] 군산시외버스터미널 063)442-3747, www.gunsanbus.kr
군산시내버스 063)443-3077, http://gunsanbus.co.kr

- 자가운전 정보
[서울-군산]
서울 → 서해안고속도로 군산IC 진출 → 서천?금강하굿둑 방향 진입
[광주-군산]
광주 → 호남고속도로 전주IC 진출 → 군산방향 21번국도 → 개정교차로, 서천?금강하굿둑 방향 진입
[대구-군산]
대구 → 88올림픽고속도로 함양JC, 통영대전고속도로 대전방향 → 장수JC, 포항익산고속도로 익산방향 → 익산JC 호남고속도로 전주방향 → 전주IC 진출 → 군산방향 21번국도 → 개정교차로, 서천?금강하굿둑 방향 진입
[군산 시내 이동]
서천·금강하굿둑 방향 29번국도 → 금강철새조망대 이정표 따라 오른쪽으로 진출 → 하굿둑사거리, 좌회전 → 강변길(채만식문학관~구암교회 3?1운동기념관~구)조선은행~내항~구)나가사키18은행~군산세관) → 내항사거리 우회전 → 명산사거리 우회전 → 오솔아파트 지나 백화안길로 우회전 →히로쓰 가옥→ 명산사거리 → 군산대 방향 오른쪽 골목 안 동국사→ 중앙로 → 26번국도(번영로) 동군산IC 방향 → 쌍천삼거리 좌회전, 군산간호대학 방향 → 이영춘가옥→ 쌍천삼거리 좌회전, 동군산IC 방향 → 개정면 좌회전, 발산초교 방향 → 발산초교 교실 뒤편, 시마타니금고와 발산리 5층 석탑 및 발산리 석등→ 서해안고속도로 동군산IC

- 숙박정보
리츠프라자호텔 : 은파유원지 입구, 063)468-4681, www.ritzplaza.co.kr
군산리버힐관광호텔 : 철새조망대 입구, 063)453-0005,
뉴그랜드모텔 : 장미동 근대문화유적 인근, 063)445-6789
홍인장모텔 : 장미동 근대문화유적 인근, 063)442-8941(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웨스턴호텔 : 옥서면 옥봉리 군산CC 인근, 063)471-0715(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 식당정보
유성가든 : 성산면 성덕리 금강하굿둑 입구, 꽃게장백반, 063)453-6670
쌍용반점 : 금동 도선장 옆, 해물짬뽕, 063)445-2633
일해옥 : 월명동, 콩나물해장국, 063)443-0999
솔가 : 조촌동 법원정문 앞, 생선구이, 063)452-3393

- 이색체험 정보 :
뜰아름마을
나포면 주곡리 뜰아름마을(http://arum.go2vil.org)은 예부터 왕골을 짜온 왕골전통마을이다. 왕골짜기, 팽이 만들기 등 다양한 놀이와 농사체험을 할 수 있다. 금강하굿둑 옆 나포십자뜰에 자리하고 있어 철새관찰도 할 수 있다.

- 주변 볼거리 :
나가사키18은행(국가지정등록문화재 제372호), 금강철새조망대, 오성산, 은적사, 선유도, 새만금방조제, 은파유원지, 옥구저수지, 월명공원 제1수원지제방(국가지정등록문화재 제207호)


자료발췌 : 본 콘텐츠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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