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가맥 - 전주 사람들의 진한 정(情)을 마신다

by 전북펜션넷 posted Jul 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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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사람들의 진한 정(情)을 마신다
전주 가맥

<자료참조 : 전라북도 문화관광정보> 전라북도 전주시는 여느 도시와 다른 것이 많다. 그 중 으뜸은 도심 한가운데 한옥마을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옥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은 이 외에도 있지만, 전주 한옥마을만 한 규모는 없을 듯하다. 오랜 시간 전주 사람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아온 덕분이다. 한옥마을은 은행나무길과 태조로를 중심으로 해서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있다. 대로를 따라 다시 실핏줄 같은 골목길이 이어진다. 골목길에는 대로와 다름없이 예인들의 공간이 있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골목을 만나면 들어가 보아도 좋은 이유다. 이처럼 많은 예인들이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한옥마을에는 전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음식문화가 녹아 있다. 바로 막걸리와 가게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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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앞에 자리한 전일수퍼


여름에만 마시는 맥주? 전주에선 사계절 맥주


전주를 대표하는 술로 손꼽히는 것은 서민들의 술, 막걸리다. 전주에서 막걸리를 주문하면 찌그러진 술주전자에 푸짐한 안주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이것이 인기를 얻으며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도 저녁시간이면 막걸리 골목으로 향할 정도. 막걸리문화가 시작된 것은 경기전 인근의 경원동이었다고 한다. 그곳에 즐비했던 인쇄소와 신문사 직원들이 주고객. 하지만 지금은 경원동에서 막걸리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서신동이나 삼천동으로 옮겨가 막걸리골목을 형성하면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막걸리집들이 사라진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것은 가게맥주집들이다. 일명 ‘가맥’. 가맥은 전주뿐 아니라 군산 등 전북 일대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술문화다. 하지만 전주만큼 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는 곳은 없는 듯하다. 가맥의 성수기는 맥주의 성수기와 같다. 차디찬 맥주는 더운 여름에 그 진가를 발한다. 그래서인지 가맥집들도 여름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가게 밖까지 파라솔을 펼치고 자리를 만들어 맥주 손님을 받는다. 그렇다고 겨울철에 손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름만 못하지만 겨울에도 늘 사람들로 붐빈다. 아버지 세대부터 다니던 가게에 판매하는 맥주 값에다 안주 값만 더하면 되니 이보다 더 좋은 술집이 없다.
가맥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추억도 빼놓을 수 없는 안주다. 어려서부터 들어온 아버지의 이야기, 친구들과 함께 쌓아온 우리들의 이야기, 전주를 찾아온 관광객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추억 한 자락이 새롭게 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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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슈퍼의 왁자한 저녁시간

가맥의 원조, 전일수퍼


가맥의 원조는 ‘전일수퍼’라고 한다. 1980년대 가난한 신문기자와 인쇄소 근로자, 도청 공무원들이 가게 한쪽 탁자에 앉아 맥주와 안주를 즐기던 것이 그 시작이라고. 과자봉지를 뜯어놓고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안타까웠던지 슈퍼 주인이 가게에서 파는 황태포와 갑오징어를 굽고 두툼한 계란말이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가게맥주의 시초가 되었다.
전일수퍼는 원래 지금의 자리가 아니라 그 앞 그린수퍼 자리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의 자리로 옮겨오면서 2층까지 손님들이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아예 음식을 만들어 팔 수 있는 식당 허가도 냈다. 건물에 ‘전일수퍼’와 ‘전일갑오’라는 두 개의 간판이 걸린 까닭이다. 슈퍼이자 음식점인 것이다. 지금은 맥주와 더불어 안주를 판매하는 것이 주업이지만 아직도 가게 안쪽엔 과자, 음료수, 통조림 등을 판매하는 작은 공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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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수퍼의 황태구이는 연탄불에 은근히 구워져 나온다 / 바삭하게 구워진 황태포와 간장소스가 맥주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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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수퍼의 황태구이와 간장소스 / 전일수퍼의 또 다른 인기 안주인 계란말이


전일수퍼의 안주는 연탄불에 은근히 구워 바삭바삭한 식감을 내는 황태포와 2단으로 쌓아 내는 두툼한 계란말이, 질긴 갑오징어를 망치로 두드려 부드럽게 만든 갑오징어포다. 모두 맥주와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낸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안주와 더불어 나오는 간장소스를 최고로 손꼽는다. 달달하면서도 짭쪼롬한 간장에다 매운 고추와 고소한 깨를 뿌린 이 소스에 황태포와 갑오징어포를 찍어 먹으면 맥주가 술술 넘어간다. 이 맛을 아는 사람들은 타지로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떠날 때 이 집의 소스를 사가기도 한다. 타지에서 전주의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전주 가맥


전주 사람들은 저마다 단골 가맥집을 정해놓고 다닌다. 모든 가맥들이 저마다 특색 있는 안주를 내기 때문이다. 전일수퍼와 함께 경원동 가맥의 계보를 잇는 임실슈퍼, 경원상회, 초원편의점, 그리고 전북도청 앞에 자리한 삐루봉 등이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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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슈퍼에서 촉대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 경원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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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앞 가맥집인 삐루봉


임실슈퍼는 촉촉한 통북어를 두드려 잘게 찢어 내는 ‘촉대’와 북어 대가리를 넣어서 끓인 시원한 수제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게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통북어꾸러미다. 서로 붙어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선풍기를 틀어 북어 사이사이로 바람이 들어가게 해둔 것이 진풍경이다. 통북어 너머에 주방이 있다. 통북어를 망치로 두드려 부드럽게 한 다음 잘게 찢어 낸 것이 일명 ‘촉대’다. 바로 임실슈퍼의 인기 안주다. 안주를 주문하면 북어 대가리를 넣어 푹 고은 육수에 콩나물과 쫀득한 밀가루 반죽을 떼어 넣은 수제비가 서비스로 따라 나온다. 초원편의점은 연탄불을 동시에 아래위로 쬐어 빠른 시간에 고소하게 구워 내는 북어포가 인기 있고, 삐루봉은 피문어와 반건조 오징어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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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벽화에서도 막걸리 마시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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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특산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모주 / 한옥마을 홍차 집


요즘 전주 가맥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집집마다 특색 있는 안주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현대식으로 변형된 가맥도 있다. ‘가게’라기보다는 맥주집에 가까운 형태다.
전주 한옥마을 안쪽에는 가맥 대신 카페들이 새롭게 자리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일어난 급격한 변화다.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카페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한옥마을에 주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어디든 앉으면 가게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편의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전주의 특산품인 모주도 맛볼 수 있다. 모주는 막걸리에 계피, 대추, 생강 등을 넣어 끓여 만든다. 알코올 함량 1.5% 정도로 콩나물국밥과 함께 해장술로 사랑받고 있다.


<전일수퍼 가는 길>
전일수퍼(063-284-0793)는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인쇄거리를 지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을 찾아가면 된다. 평생교육원 옆에 자리하고 있다. 경원상회(063-284-0354), 임실슈퍼(063-288-1896), 초원편의점(063-287-1763)이 인근에 있다.


<한옥마을 맛집>
은행나무길에 있는 다문(063-288-8607)은 백반을, 객사 뒤쪽에 자리한 삼백집(063-284-2227)과 한옥마을에 자리한 왱이콩나물국밥(063-287-6980)은 콩나물국밥을, 남문시장 안의 풍남피순대(063-282-4289)는 순대국밥을 잘한다.


<한옥마을 숙소>
한옥마을 안에 동락원(063-287-2040, www.jkhanok.co.kr), 취락당(010-4621-3690, www.jcrd.co.kr) 등 한옥 숙소가 많다. 깔끔한 양옥을 원한다면 흰구름뭉게구름 게스트하우스(063-231-5503, http://cafe.naver.com/jjcloud7)를 이용해볼 것. 간단한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글, 사진 한은희(여행작가)

자료발췌 : 본 콘텐츠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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